일상의 기록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아가동산 그리고 신나라 레코드, 교주 김기순의 현재

치자꽃 2023. 3. 11. 21:12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연일 화제입니다.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고 토할 것 같다는 반응들이 많아 봐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선뜻 손이 가질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이 다큐를 만든 '조성현 피디'가 아가동산 측에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할지도 모른다고 많이 봐달라고 하신 기사를 읽고 아가동산 편을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테지요.



아가동산과 신나라레코드

'아가동산'은 김기순이 이끄는 종교단체로 협동 농장을 비롯해 신나라레코드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는 신이다'에서는 김기순이 아가동산에서 남성신도들을 성폭행하고 당시 7살이었던 최낙귀 군을 비롯해 신도 3명을 어떻게 살해했는지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을 협동농장이라는 미명아래 가축처럼 부리고 이득을 취했습니다.

다큐를 보면 피해자의 가족들로 하여금 먼저 피해자들을 폭행하게 하여 다른 신도들이 가담하게 하는 김기순의 잔혹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이 세계로 못간다며 자신의 이름을 '아가'야로 부르게 했다고 합니다. 아가동산이란 말도 여기서 유래되었습니다.

우리 귀에 무척 익숙한 '신나라 레코드'가 '아가동산'의 주요 사업체였단 것도 무척 충격이었습니다.
'신나라'라는 의미가 '신나다'란 뜻이 아니라 아가동산의 교리였던 '신의 나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헐....
그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강민구 검사님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수사에 난관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살인사건 피해자를 매장했다는 증언을 하기로 했던 신도가 후에 김기순에게 땅을 받고 증언을 번복하고, 매장된 사체를 발견하지 못하는 등, 수사의 많은 난관이 강민구 검사님의 한숨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김기순 솜방망이 처벌

결국 김기순은 살인과 사기 혐의 무죄를 선고받고
최낙귀 군 구타와 사망 사실은 인정했으나 살인의 고의가 없다며 징역 4년 벌금 56억 선고받았습니다.
한여름 찜통더위에 어린아이를 돼지우리에서 물도 안주고 굶기면서 매질을 하고 입에 똥을 넣고 한 게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기순의 현재

그런데 김기순은 징역 4년 판결을 받고 수감생활을 하다가 출소 후 벌금도 완납하여 유유자적하게 잘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벌금도 내고 아가동산 간판도 내려 돈이 궁할 듯도 싶은데, 마지막 남은 사업체인 '신나라레코드'를 이용하여 재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게다가 사건 이후 인력들이 전부 떠나간 아가동산을 '신나라네이처팜'이라는 일반 개인농장으로 바꾸고 운영하며 재정을 더욱 불리고 있다고 하네요.
현재도 신나라레코드는 한국에서 가장 큰 음반 판매매장이라고 합니다.
신나라레코드 당연히 불매운동 해야 되겠지요!!

개인적인 생각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 제가 느끼는 점은 비단 종교적인 문제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 단체 속에 속한 개인이 얼마나 이성적인 판단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입니다.
집단 속에서의 개인은 그 집단 특유의 흐름에 휩쓸려 가기가 쉽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것이지요.
역사상 많은 참사들이 그렇게 일어났습니다.
어떤 단체, 조직에 속해 있을 때는 조직 안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 조직의 문제를 자각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숲 속에 있을 때는 전체 숲의 모습을 관망하기 어렵지요. 숲 밖으로 나와 숲 전체의 모습을 봐야 모든 것이 객관적으로 보입니다.
조직 속에 있는 인간은 정기적으로 그 조직 밖에 선 관찰자의 입장에서 내가 속한 조직을 냉철한 이성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나를 지키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안 생기길 바라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가해자는 여전히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