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일기

인생을 관통하는 명품 중드 추천 / 녹비홍수(2018~2019) / 풍소봉, 조려영 / 티빙 중드

치자꽃 2023. 6. 12. 15:14

장편드라마가 제법 많은 중국 드라마 중 지루하지 않으면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나기는 참 어려운데요 그런 드라마가 여기 있습니다. 바로 '녹비홍수'인데요, 중국 송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성명란'이라는 한 여인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녹비홍수
녹비홍수

'서녀명란전'이라는 소설이 원작인 드라마로 성우들의 목소리를 입힌 후시녹음이 많은 중국 고장극 세계에서, 실제 배우들의 목소리로 실사녹음을 한 드라마입니다. 대본의 완성도, ost, 배우들의 연기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녹비홍수'는 중국에선 '지부지부응시녹비홍수'라는 제목이었다고 합니다. 이 제목은 송나라 문학가인 이청조의 '여몽령'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녹비홍수'의 기본 뜻은 해당화 꽃은 지고 녹색 잎은 무성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해석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분분한데 송나라 시대의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 결혼 후 남편은 열심히 일해서 마르고 여자는 풍족하고 평온한 삶을 살아서 살이 찌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포스터 속 사진을 보면 남자의 의복은 붉은색, 여자의 의복은 초록색이지요? 이 의견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자는 명란이 결혼 후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드라마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하니 틀리지 않은 해석인 거 같습니다.

 

스포주의!!

녹비홍수 줄거리

 

송나라 관리 성씨 집안의 6째 딸로 태어난 성명란은 첩의 딸입니다. 세 번째 부인이던 명란의 어머니는 동생을 낳다가 죽게 되고 어린 명란은 성씨 가문 노마님의 손에서 자라게 됩니다. 정실부인과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둘째 부인 그리고 그들이 낳은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명란은 실제론 지혜롭고 똑똑하나 어리숙함으로 위장하고 자신을 낮춘 채 지내며 성장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명란은 녕원후부의 둘째 아들 고정엽과 결혼하게 되고 그와 함께 기쁨도 어려움도 함께해 나가며 자신만의 삶을 당차게 살아나갑니다.

 

녹비홍수 주인공

성명란 역(조려영)

녹비홍수 성명란
녹비홍수 성명란

성씨 가문 여섯째 딸. 3번째 부인이었던 어머니가 처첩간의 암투로 인해 아이를 낳다가 사망하고 할머니 손에서 자랍니다. 타고난 총명함에 지혜로운 할머니의 가르침이 더해져 식견 있고 지혜로운 아가씨로 성장하게 되나 계모들과 자매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낮추고 어리숙하게 행동합니다. 

 

고정엽 역(풍소봉)

녕원후부의 둘째 아들. 문무에 뛰어납니다. 전쟁터보다 더 살벌한 집안 환경에서 계모의 손에서 자라서 젊은 날 방황하며 지내지만 명란의 조언으로 인생을 새롭게 살아가다 뜻하지 않게 조정의 핵심인물이 됩니다. 명란의 사람됨과 지혜로움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아내로 얻기 위해 갖은 계략(?)을 씁니다. 진정한 아내바보 캐릭터.

 

 

녹비홍수 감상평과 TMI

1. 이 드라마는 73화의 장편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지루하지 않습니다. 송나라 시대 생활상을 잘 보여주며 그 시대 관리 가문과 귀족 가문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2. 이 드라마는 성명란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드라마이지만 인생 전반의 지혜가 담긴 한편의 교과서 같은 느낌입니다. 성명란의 집을 보자면 아버지는 관리로 정실부인과 첩 2명, 총 3명의 부인을 두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서자출신이기에 정실부인보다 2번째 부인을 더 총애하며 힘을 실어주는데 이런 아버지의 현명하지 못한 처사는 집안의 근원적인 분란의 요인이 됩니다. 자녀를 대함에 있어서도 두 번째 부인의 딸을 총애하고, 자식들의 진정한 미래보단 가문을 더 중요시합니다. 

 

정실부인은 귀하게 컸는데 사람의 근본은 착하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것을 다 드러내며 지혜롭지 못하게 처신합니다. 이것이 둘째 부인에게 틈을 주어 늘 이용을 당합니다. 두번째 부인은 전형적인 여우과로 툭하면 울고 쓰러지고 약한 척하며, 뒤에서 아닌 척하며 이간질하고 분란을 만들어 냅니다. 

 

성씨가문의 노마님은 귀한 신분 출신으로 성씨가문의 정실부인으로 서자인 명란의 아버지를 선대하며 잘 키워주고 실상 피는 섞이지 않았으나 집안의 큰 어른으로 무게 중심을 잡는 현명한 어르신입니다. 명란에게 따뜻하고 지혜로운 품이 되어주는 어른입니다.

녹비홍수
녹비홍수

 

남자주인공 고정엽은 방황하던 시절 선의로 거두어준 여자와의 사이에서 자식 둘을 보지만, 자신의 선의와는 달리 그가 후작가의 아들임을 알고 이용하려 접근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또한 자신에게 잘해주던 계모 역시 앞에서는 잘 대해주고 뒤에선 그를 해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는데요, 실의에 빠진 그는 명란의 충고를 통해 후작가의 아들로서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기 위해 발걸음을 디디게 됩니다.

 

또한 명란의 첫사랑인던 제형은 명란을 진심으로 사랑하나 머뭇거리다 집안과 상황에 의해 명란과 어긋나게 되는데요, 그에 반해 고정엽은 명란을 얻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그녀를 결국 아내로 맞이합니다. 

 

 

자녀를 대함에 있어서는 차별이 없어야 하며, 자녀에게 당장의 좋은 것을 해주기보단 자녀의 미래를 길게 내다보고 가르쳐야 함을 이야기하고, 귀하게 생각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 용감하게 사력을 다해야 하며, 지혜를 숨겨야 할 때는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우고, 인생에 고난 없이 큰 것이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드라마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을 보는 눈을 드라마의 인물들을 통해 배우게 합니다. 

 

녹비홍수
녹비홍수

3. 성명란 역과 고정엽 역을 맡은 조려영 배우와 풍소봉 배우는 이 드라마를 찍기 전 이미 사귀고 있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속 부부의 모습이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실제로 2018년에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뒀지만 2021년에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실에서도 행복하게 살기를 팬심으로 바랬는데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고정엽은 아내바보로 나오는데요 이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어서 고정엽 역할을 통해 많은 팬들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내가 화내도 이쁘고 잘 먹어도 이쁘고, 질투하면 더 이쁘고... ㅎㅎㅎ 암튼 아내가 하는 거라면 다 이쁜 고정엽입니다. 보고 있으면 애정씬들도 정말 자연스러워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세상의 모든 남편과 아내가 다 이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녹비홍수 속 고정엽, 성명란 커플~  풍소봉 배우의 또 다른 히트작인 '궁쇄심옥'도 제가 봤는데요 물론 캐릭터가 살짝 다르긴 하지만, 이 드라마를 찍을 때 실제 커플이어서인지 풍소봉 배우가 조려영 배우를 바라보는 눈빛에 하트가 막 쏟아져 나오는 거 같아요. 

*풍소봉 배우의 또다른 드라마 '궁쇄심옥' 포스팅 보러 가기

 

4. 이 드라마는 방영당시 시청률도 1위를 차지하고, 상이란 상도 휩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가 본 드라마 중에 이 드라마와 비슷한 느낌의 드라마가 3가지 있는데 바로  <금심사옥>, <연희공략>, <성한찬란>입니다. 그중 <금심사옥>이 가장 느낌이 비슷한데 처첩 간의 암투를 다루고 있고 여자주인공이 지혜롭게 대처해 나간다는 점, 그리고 남주가 아내 밖에 모르는 단호박이라는 점이 무척 비슷해요. <연희공략>은 궁중암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고, <성한찬란>은 가족 간의 이야기와 로맨스가 함께 전개된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종한량, 담송운 주연의 <금심사옥> 포스팅 보러 가기
*오뢰, 조로사 주연의 <성한찬란> 포스팅 보러 가기
*오근언, 섭원 주연의 <연희공략> 포스팅 보러 가기

 

지금까지 <녹비홍수>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본 작품이고 완성도도 높은 작품이라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중드를 엄청나게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본 중드 중 개인적으로 top3 안에 드는 것 같습니다. 티빙에서 보실 수 있으니 시간 되실 때 <녹비홍수> 꼭 한번 보세요^^

*티빙에 <녹비홍수>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