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일기

중드 추천 / 세상을 가진 여인 '미월전'(2015) / 손려, 황헌, 류타오, 방중신, 고운상 / 티빙, 왓챠, 웨이브 / '후궁견환전'과의 비교 / 궁중암투물

치자꽃 2023. 7. 14. 02:57

<후궁견환전>을 보고 '손려(쑨리)'의 작품들을 더 찾아보고 싶어 졌어요. 손려 배우의 작품들을 찾아보다가 '미월전'이 딱 눈에 들어왔답니다. 81부작이라는데 깜놀했지만 그래도 끌리는 마음에 틈나는 대로 2배속으로 정주행 하기 시작합니다.

 

 

<개단>과 <랑야방1>에서 나왔던 '류타오' 배우도 출연하더라고요. 두 드라마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류타오 배우였기에 이 드라마에선 어떤 연기를 했을까도 궁금했어요.

 

*'랑야방 1'에 관한 포스팅 보러 가기
*'개단'에 관한 포스팅 보러 가기

미월전
미월전

이 드라마는 초나라에서 구박받고 자라던 공주 '미월'이 중국 역사상 최초의 '태후'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 속 진나라 '선태후'의 스토리를 모티브로 만든 드라마로 역사적 사실과 상상으로 엮어낸 내용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 역사에서 선태후 이전에도 권력은 잡은 여인들은 더러 있었으나 권력의 전면에 서서 실제적인 정치를 행한 여성은 선태후가 최초가 아닐까 보여진다고 하네요.

 

스포주의!

 

등장인물

미월전 등장인물
미월전 핵심 등장인물

미월 역(손려) : 초나라 공주. 어머니의 신분이 낮고 태어날 때 제왕의 별을 타고 났다고 하여 신데렐라처럼 자라는 인물. 황헐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 배다른 언니 미주가 시집갈 때 혼수시녀로 따라가서 황헐과 함께 도망치려 했으나 황헐의 생사가 불분명지면서 진나라 궁에 머물렀다가 진나라 태후까지 되는 인물.

황헐 역(황헌) : 초나라 학자인 굴원의 제자로 초나라의 뛰어난 인재. 어릴 적부터 미월을 도와주다가 서로 사랑하게 됨. 위후가 미인 공주와 강제로 결혼하게 하자 미월과 함께 도망치려고 함. 

혜문왕 역(방중신) : 진나라의 왕. 문무에 능하고 진나라를 강한 나라로 만드는 데 자신의 일생을 바치기를 원하는 왕. 여인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여색을 탐하지 않음.

적려 역(고운상) : 의거국의 왕. 혜문왕에게 시집가는 미주 일행을 공격하다가 미월과의 첫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때부터 미월을 마음에 두게 됨. 초원의 왕으로 자유로운 영혼.

미주 역(류타오) : 초나라의 적통 공주로 위후의 유일한 친딸. 우연히 만나게 된 진나라 혜문왕에게 마음을 주게 되면서 진나라로 시집가 진의 왕후가 되는 인물. 배다른 동생 미월을 살뜰하게 챙기는 좋은 언니였지만 미월이 혜문왕의 후궁의 되고 혜문왕의 총애를 받자 점차 변하기 시작하는 인물.

 

 

'미월전' 감상평과 TMI

1. 미월전은 81회 차의 무척 긴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를 크게 나누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왕의 별을 타고난 미월이 구박데기로 자라는 초나라 공주 시절
  • 미주를 따라 혼수시녀로 진나라 궁에 들어가 혜문왕의 후궁으로 지내는 시절
  • 혜문왕이 죽고 연나라 볼모로 끌려간 시절
  • 진나라 태후로 살게 되는 시절

2. '미월전'은 '옹정황제의 여인(후궁견환전)'을 만든 정효룡 감독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두 드라마 다 '손려'가 주인공이지요. 후궁견환전에서의 '견환'은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한데, 미월전에서의 '미월'은 약간 중성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캐릭터입니다. '미월'이라는 캐릭터가 타인에 의해 운명이 결정지어지는 여자로서의 삶을 싫어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구박을 많이 받고 자라 고생을 많이 하면서 좀 더 생활력이 강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두 캐릭터의 미묘한 차이를 '손려'배우가 무척 잘 살리더군요. 이 '미월전'을 보면서 '손려'배우가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손려'배우의 대표작, 옹정황제의 여인(후궁견환전) 포스팅 보러 가기

같은 감독이 만들어서 그런지 흥미로운 캐스팅도 있는데요 '후궁견환전'에서 견환의 지밀상궁 같은 역할을 맡았던 '근석'을 연기하던 배우가 '미월전'에서는 '미월'의 어머니인 '향씨'로 나오더라고요. 

손천 배우
미월의 어머니 향부인과 견환의 심복 근석을 연기한 '손천'배우

3.  '후궁견환전'이 좀 더 치밀하고 몰입감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되지만, 개인적으로 '미월전'이 조금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아마도 '미월'이라는 캐릭터가 '견환'이라는 캐릭터보다 제 맘에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미월'은 자신의 어머니가 짓밟히고 희생되는 과정과 궁중 여인들의 삶이 스스로에 의해 결정되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데요, 당차고 똘똘한 미월이라는 캐릭터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4. '미월전'이 조금 더 좋은 강력한 이유는 '미월의 남자들' 때문입니다. '후궁견환전'에서도 '과군왕'이라는 멋진 캐릭터가 나오긴 하지만 황제가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에 꾹 참고 봐야만 했습니다만... 정말 다행하게도 미월전에 나오는 '미월의 3 남자들'은 모두 멋집니다!

 

미월의 첫사랑이자 끝사랑인 황헐

황헐과 미월
미월과 황헐의 사랑

미월이 구박데기로 초나라에서 살던 시절부터 늘 미월을 돕던 황헐! 두 사람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지만 운명은 그들이 함께하도록 놓아주지 않는데요, 서로 함께하기 위해 도망치기로 한 두 사람이었지만 황헐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미월은 황헐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황헐의 원수를 갚고 위험에 처한 동생을 살리기 위해 가슴 속에 황헐을 묻고 혜문왕의 후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황헐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때는 이미 혜문왕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는데요 그래도 황헐을 따라 도망가고 싶었지만 자신을 아껴주던 혜문왕과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니 차마 떠나지 못합니다. 혜문왕이 죽고 연나라에서 볼모로 고생을 하고 있을 때도 황헐이 그녀를 구해주고 같이 초나라로 도망가기로 하지만 위기에 처한 진나라를 외면하지 못하고 황헐을 따라나서지 못하는데요... 미월이 태후가 되었을 때 황헐이 진나라에 남아주길 원하지만 황헐은 위기에 처한 조국인 초나라를 외면하지 못하고 미월 곁을 떠납니다. 서로의 마음 속 찐사랑이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결국 함께 하지는 못하는 가슴 아픈 사랑...ㅜㅜㅜ

 

미월의 능력을 알아보고 진정으로 아껴주는 어르신 혜문왕의 사랑

미월과 혜문왕의 사랑
미월과 혜문왕의 사랑

사실 황헐의 매력에 초반에 빠져 보았으나 나중에는 혜문왕에 입덕하여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혜문왕입니다. 미주와 함께 우연히 처음 혜문왕을 만나게 된 미월은 혜문왕을 '어르신'이라고 부르고 혜문왕은 그런 미월을 '꼬맹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데요, 처음에는 미월에게 관심이 없었던 혜문왕이었지만 미주를 따라온 미월의 총명함과 사람됨에 빠져들게 되고 진정으로 미월을 사랑하게 됩니다.

 

미월과 황헐이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고 있었던 혜문왕이었기에 황헐과 미월의 과거 이야기를 물어봐주고 죽은줄 알았던 황헐의 무덤을 만들어주며, 미월의 아버지와 같이 미월을 업어주고 아껴주며 미월의 마음 문을 열어갑니다. 황헐이 살아 돌아오고 미월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다 알고 있었음에도 모른 척해주고 미월을 믿어줍니다. 미월을 보석같이 아끼고 사랑한 혜문왕이었기에 미월의 재능을 알아보고 미월의 식견을 넓혀주며 미월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토양이 되어줍니다. 찐사랑...ㅜㅜㅜ 

 

 

미월을 향해서만 직진하는 적려의 사랑

미월과 적려
미월과 적려의 사랑

미월을 지극히 아껴주던 혜문왕이 죽고 난 후 의지할 데 없는 미월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목숨을 내어놓고 지켜주던 의거왕, 적려! 그의 헌신적인 사랑에 미월은 다시 한번 여인으로서의 행복을 바라며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게 되는데요, 그러나 아들이 진나라의 왕위게 오르면서 진나라의 태후가 된 미월과 진나라의 신하인 의거왕 적려의 사랑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순탄치가 못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도 태어나게 되지만 결국 적려는 진나라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의 처참한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본 미월은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태후라는 위치에 올라 다 무너져가던 진나라를 다시 강국으로 만들며 진나라를 호령하게 된 미월이었지만, 진정으로 사랑했던 황헐과의 사랑도 이어지지 못하고 적려와의 사랑도 이어지지 못한 채 결국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5. 초나라 공주 시절 구박받으며 고생했지만 그 속에서 곱게 자란 다른 공주들과는 다른 인생공부를 했던 미월은, 혜문왕이 죽고 연나라에 볼모로 아들과 함께 보내지면서 혹독한 고생을 하게 됩니다. 이때 미월이 맹자의 한 구절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그런 구절이어서 드라마를 보면서 뜻밖의 인생공부를 하게 됐네요. 이런 시절이 있었기에 미월과 미월의 아들 영직은 태후와 왕이 되어서도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연나라 볼모 시절
연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고생하던 시절

 

 

6. 이 드라마의 큰 줄기인 미주와 미월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미월이 엄마인 위후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방패가 되어주며 미월을 지켜주던 착한 미주였지만 시집가서 혜문왕의 총애가 미월에게 가면서 점점 악하게 변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착한 사람이 더 변질되기 쉽다는 걸 미주를 보면서 느끼게 되었는데요, 자존감과 자신만의 철학이 없으면 상황에 따라 사람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고 생각되어 보면서 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미주 역할을 맡은 류타오 배우가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라는 걸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되었네요.

미주와 미월
미주와 미월

7. 이 드라마에서 낯익은 배우를 또 한 명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바로 '마사순' 배우입니다. 미주의 아들인 무왕의 비로 나오는 인물이 마사순 배우입니다. 

위이 역할의 마사순 배우
'위이' 역할의 마사순 배우

마사순 배우는 백경정 배우와 함께한 2022년작 '니시아적성지영루'에서 여주인공 역할을 맡았었는데요 우연히 이 드라마에서 보게 되니 정말 반갑더라고요. 

*'마사순' 배우 출연, 중국판 '태양의 후예'라는 '니시아적성지영루' 포스팅 보러 가기

 

지금까지 '미월전'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실존인물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고 재밌었던 거 같아요. 후궁견환전보다는 몰입도가 살짝 떨어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오래 기억될 것 같은 느낌의 드라마였습니다. '연희공략'이나 '후궁견환전' 같은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보시면 좋아하실 만한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