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쿠팡플레이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영화입니다. 왠지 모를 끌림에 클릭해서 보게 되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로맨스 영화였지만 로맨스 영화라고만 말하기에는 제법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더라고요.
'미 비포 유'는 '당신을 만나기 이전의 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을 왜 이 제목으로 정했을까는 영화를 보면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스포주의!
이 영화는 능력 있는 사업가이던 '윌'이 순식간에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시작됩니다. 여자친구도 있고 능력 있고 활기찬 삶을 살던 윌은 사고로 한순간에 전신마비 상태의 삶을 살게 되고, 여자친구도 떠나갑니다. 멀쩡한 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을 살게 된 윌은 자신의 삶이 이렇게 된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다니던 직장을 잃게 된 '루이자'는 윌의 간병인으로 취직을 하게 되고 서로가 맘에 들지 않던 두 사람은 어떤 일을 계기로 마음을 열게 됩니다. 서로를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이지만 윌은 오래전 스위스에서의 존엄사를 준비해 둔 상태이고 이 사실을 안 루이자는 윌의 이 선택을 돌이키고자 애쓰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자신의 삶과 매일 반복되는 고통을 받아들이기 힘든 윌은 그 선택을 되돌리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루이자' 역을 맡은 '에밀리아 클라크'는 정말 사랑스런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녀만의 독특한 패션스타일과 사랑스러운 미소는 여자인 제가 봐도 너무 이뻐서 이 영화를 통해 그녀를 저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에밀리아 클라크'는 그 유명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역할을 맡았던 배우였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가족을 부양하느라 정작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시골 동네에 박혀 살고 있는데요 그녀를 사랑한 윌은 그녀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마지막 선물을 준비해 놓고 떠납니다.
이 영화는 존엄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로맨스 영화로만 보기엔 모자란 느낌이 있습니다. 영화 속 윌은 성을 소유하고 있는 부잣집 도련님입니다. 전용비행기도 있고 생계와 병원비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간병을 돕는 사람도 두 명이나 있습니다. 든든한 부모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속 윌과 같은 환자들은 이런 좋은 조건 속에 있지 않겠지요. 그래서 이 영화는 존엄사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무언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환자가 느끼는 고통은 물론 환자 본인만이 느끼는 큰 고통이겠지만 윌은 적어도 가족걱정,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질병으로 인한 큰 고통 속에 계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하나님이 데려가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상을 사시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존엄사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이들이 내 몸을 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만 건강하게 살다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병원에 누운 채로 생을 마감합니다. '신'은 이 고통 속에서 무엇을 말하고 계실까, 인간은 이 고통 속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는가.... 이것은 개인의 판단에 따른 선택이겠지만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달라진 자신의 삶을 수용할 수 없었던 윌은 결국 존엄사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루이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큰 도움을 남기며 생을 마감합니다.
이런 무거운 주제를 논외로 하고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두 가지를 뽑는다면, 윌의 전 여자친구 결혼식에서 루이자가 윌의 휠체어 위에 앉아 함께 춤을 추던 장면, 그리고 루이자의 생일에 그녀가 정말 갖고 싶어하던 노랑 스타킹을 선물해 주던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루이자는 이 때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제가 루이자라도 윌을 사랑할 듯... 몸은 건강하지만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 루이자의 남자친구는 생일선물조차도 자신의 이름을 새긴 목걸이를 선물하는데요, 그에 반해 윌은 루이자가 어릴 적에 젤 좋아하던 줄무늬 스타킹을 구해서 그녀에게 선물합니다. 윌 멋쟁이!
이 영화의 말미에서 윌이 루이자에게 쓴 편지의 내용 중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대담하게 살아요, 클라크!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 줄무늬 스타킹을 당당하게 입어요. 아직 기회가 있단 건 감사한 일이에요.' 이 대사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윌이 남기는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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