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정말 오랜만에 '민락 수변공원'에 밤마실 다녀왔어요. 예전에 홍합탕이랑 물어묵 먹으러 자주 가곤 했었는데 갈수록 쓰레기장이 되어가는 모습에 발길을 끊었답니다. 2023년 7월 1일부터 금주구역으로 선포되면서 기대감을 가지고 가보았습니다.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던 역한 냄새와 술에 취한 사람들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아름다운 바다와 삼삼오오 모여 맛있는 거 먹으며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광안대교 야경을 바라보면서 남편과 함께 깨끗해진 수변공원 길을 한번 걸어보았습니다. 민락수변공원에서 이런 쾌적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는데 이렇게 깨끗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분들이 수고하신 것 같았습니다.
금주구역 선포에 따른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얼마나 어려우실까 하는 생각에 그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금주구역으로 선포되지 않는 한 이곳은 술에 취한 이들 외에는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곳으로 남게 될 것이고, 주변 주민들의 고통도 계속될 것이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금주구역으로 선포되면 그 주변의 상가들은 변화에 맞게 또다른 업종들로 발전되어 나가지 않을까 생각되고 장기적으로 문화적인 이벤트와 함께 결합된다면 이전의 수변공원보다 더 좋은 지역상권으로 변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다음번에 올 땐 앉을 의자를 가지고 와서 바다를 보면서 이야기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자고 남편이랑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은 며칠 안으로도 이루어질지 모릅니다. 민락수변공원이 이제는 오고 싶은 곳으로 변했으니까요.
민락 수변공원 근처 맛집에서 옛날 팥빙수와 고동 한 그릇씩을 시켜 먹었어요. 고동도 정말 오랜만에 먹고 옛날식 팥빙수도 정말 오랜만이라 맛있게 먹었답니다. 팥빙수 5000원, 고동 5000원, 1만 원의 행복이었네요.
예전에 남편이랑 자주 가던 홍합탕 팔던 자리는 큰 슈퍼로 변모될 예정인 것 같았습니다. 차 타고 가면서 '홍합집은 아직도 하고 있을까?' 하며 이야기를 하면서 왔는데 우리 부부의 추억의 장소가 사라졌네요. 정말 오랜만에 수변공원에 갔으니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가고 싶지만 도저히 갈 수가 없었던 곳이었던 민락수변공원! 이제는 정말 자주와도 될 것 같아서, 우리 품에 다시 돌아온 것 같아서, 좋은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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